거친 파도가 밀리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보내드리는 사진은 삼척 궁촌해수욕장입니다. 올 여름 휴가철도 몸살을 앓았을 동해 7번 국도변에 위치한 곳입니다.
삼척에는 유난히 사진과 같은 야트막한 구릉이 삐죽삐죽 튀어나온 곳이 많습니다. 하여, 이 길을 지나칠 때면 으레 차를 세우고 시원한 경치를 감상하게 되는 곳들이죠. 용화해수욕장이 그렇고 장호해수욕장, 맹방해수욕장 등이 사진과 비슷한 풍경을 시원히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그중 궁촌해수욕장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 가까이에는 고려의 마지막 왕, 공양왕의 묘가 있습니다. 이성계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허수아비 왕이 되어야 했던 비운의 공양왕은 왕이 된 지 2년 8개월 만에 폐위되었고 급기야 강원도로 유배를 떠나게 됩니다.
강원도 원주를 거쳐 고성으로 갔다가 마지막 유배지가 바로 삼척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두 아들과 함께 살해 당하고 삼척 땅에 묻히게 되었죠. 경기도 고양에도 공양왕의 묘로 알려진 곳이 있어 어느 곳이 진짜인지 알 수 없으나 삼척 공양왕의 묘 가까이에는 그의 죽음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사래재(살해재)’, ‘궁촌’ 등의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
공양왕릉의 묘비 하나 남아 있지 않지만 그나마 이정표는 세워져 있으니 삼척 여행을 하실 때 이러한 역사 이야기 하나쯤 기억하고 계신다면 여행에 훨씬 많은 보탬이 되실 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저, ‘경치 좋다’만 외치는 것 보다는 이 구릉에 서서 공양왕은 어떤 심정이었을지 한번 되새겨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에는 구석구석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드리는 말씀이니 너무 무거운 마음을 갖지는 마세요.
2007년 9월 12일, 수요일
# by 표지 | 2007/09/12 13:56 | 산행 & 여행정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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