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어



보내드리는 사진은 경주 분황사의 목어입니다.
사진 속의 목어는, 쩍 벌린 입에 메롱거리는 듯한 혀
그리고 눈동자가 세 개나 그려진 툭 불거진 눈알이
아주 해학적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몸통 부분의 지느러미와 비늘은 오히려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본래 목어는 다른 사물과 함께 누각이나 종각에 걸려 있어야 하는데,
이 목어는 범종각 앞에 버려진 것처럼 놓여 있습니다.

큰 사찰의 누각이나 종각을 보면 사물(四物)이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사물은 범종(梵鐘)과 홍고(弘鼓) 그리고 운판(雲板)과 목어(木魚)입니다.
사찰에서는 매일 하루 일과가 시작되는 새벽과 하루 일과를 마치는 저녁에
이 사물을 치는 의식을 치릅니다.
이 의식을 그냥 법전사물(法殿四物) 또는 법전사물 의식이라 부릅니다.

이 의식에서 사물을 걸어놓고 치는 것은 온 중생의 구제에 그 의미가 있습니다.
범종을 치는 이유는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영혼들을 구제하기 위함이고,
홍고라는 북을 치는 이유는 이 땅의 모든 네 발 달린 축생의 구제하기 위함이고,
운판이라는 구름 모양의 철판을 두드리는 이유는 모두 조류를 구제하기 위함이고.
이 목어를 두드리는 이유는 모든 바다 생물을 구제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이런 종교적인 의미는 차치하고라도
큰 사찰의 법전사물 의식은 아주 아름다워, 그 자체로도 훌륭한 볼거리입니다.
저물녘 노을이 깔리는 시간에
회색 납의에 적색 편삼을 두른 승려가 누각 위에 올라 춤추듯 사물을 치는 모습은
보는 이의 넋을 빼놓을 정도로 장엄하고 아름다운 광경입니다.
혹시 법전사물이 유명한 합천의 해인사나 순천의 송광사를 여행하시게 되면
저녁 시간에 이 법전사물 의식을 꼭 보시기 바랍니다.

2007년 11월 15일, 목요일

잉어같은 월정사 목어...
용같은 불영사 목어...
특이한...은해사 목어...
근자에 와서 사찰을 여행할때마다 목어를 관찰하고 사진으로 기록한다.
사찰마다 조금씩은 특징을 살려서 만든듯...



by 표지 | 2007/11/15 19:21 | 산행 & 여행정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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