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드하임作 뮤지컬 ‘컴퍼니’ 8월까지 공연 김승현기자 hyeon@munhwa.com
“늘 후회하며 늘 감사하지/되돌리고픈 그 한순간 아낸 울지//또 다른 후회/또 다른 감사/또 다른 의심 그 한순간/아낸 웃지//변한 것 없이 변해진/둘만 아는 작은 얘기들//늘 후회, 감사, 늘 우울, 행복/정답없는 수수께끼/나 한사람/아내 한사람/근데 둘 아닌 하나/뗄 수 없는 둘.”
20일 서울 종로구 종로5가 두산아트센터 지하2층 뮤지컬 ‘컴퍼니(Company·친구들)’연습실. 결혼에 대한 주인공 로버트(고영빈)의 질문에 친구 해리(서영주)가 답한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홍경수)는 “늘 후회하며 늘 감사하지/외롭지 않은 둘이지만/늘 외롭지//날 위해 살고 아내와 살지/이별을 결코 거부해도/꿈은 꾸지”라고 거든다. 이어 세 명은 “늘 후회, 감사, 늘 우울, 행복…”의 후렴구를 합창한다.
‘컴퍼니’는 결혼에 대한 현대인의 이중적 의식을 날카롭게 파헤친 스티븐 손드하임의 문제작. ‘오페라의 유령’의 연출가로 유명한 해럴드 프린스가 1970년 연출, 그 해 뮤지컬의 아카데미상이라는 토니상 14개 전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진기록 끝에 6개 부문을 휩쓸었고, 2006년 존 도일의 연출로 다시 무대에 올라 지난해 토니상 리바이벌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38년 전에 쓰여진 작품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현대성을 자랑했다. 역시 현대 뮤지컬의 살아있는 전설로 꼽히는 손드하임의 작품답다.
올해 78세인 손드하임은 오스카 해머스타인에 의해 발탁돼 1957년 초연한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대본을 쓴 데 이어 ‘조지와 함께 공원에서의 일요일’(1984), ‘숲 속으로’(1987), ‘암살자들’(1990) 그리고 지난해 뮤지컬과 영화로 각각 국내에 공개돼 그의 명성을 국내에 확인시킨 ‘스위니 토드’(1979) 등 독특한 형식과 내용을 가진 문제작들을 쉼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 작품은 ‘화려한 싱글’ 로버트의 서프라이즈 생일파티로 시작된다. 툭탁거리면서도 건강하게 사는 사라와 해리 부부, 심약한 가정주부 수전에게 만족하면서도 독신의 자유를 아쉬워하는 피터 부부, 전형적인 순종형 한국 부인을 떠올리게 하는 제니와 데이비드 부부, 신랄하고 공격적인 조앤과 이를 모두 받아들이는 래리 부부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히스테리 증상마저 보이는 에이미와 그가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예비신랑 폴이 로버트의 친구들이다. 여기에 결혼을 원하는 매력적인 여성 케이시, 예술적 정서가 넘치는 마르타, 백치미에 과감히 몸을 던지는 스튜어디스 에이프릴 등 로버트의 여자 친구 3명이 가세한다.
친구의 부인 5명과 여자 친구 3명이 모두 로버트를 사랑해 얼핏 팔선녀와 연분을 맺은 고전소설 ‘구운몽’의 주인공 성진이 떠오르기도 한다. 손드하임은 컨트리와 블루스, 재즈 그리고 랩까지(1970년에 랩이라니 손드하임은 정말 앞서간다) 섞어 현대인의 사랑과 우정을 그려냈다. 진한 러브신에 재미있는 격투기, 즐거운 막춤, 몽롱한 대마초 파티, 본능이 그대로 드러나는 망가진 술자리, 얼핏 지나가는 동성애 코드 등 다양한 일상 그대로의 삶을 통해 서두의 노래 제목처럼 ‘후회하면서도 고마운(Sorry-grateful)’, ‘함께 하는(Side by side)’ 인생살이의 애매한 아름다움을 쿨하게 전한다. 결론인 로버트의 결혼문제는 관객의 몫으로 남는다.
온몸을 던져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연출자 이지나씨의 땀이 곳곳에 밴 실험성 짙은 독특한 무대에서 고씨를 비롯해 이정화, 박수민, 선우, 민영기, 방진의, 양꽃님, 김태한, 구원영씨 등 하나 하나 주연급 실력파 뮤지컬 스타들이 펼쳐내는 앙상블이 정말 신나고 사랑스럽다. 결혼한 사람들은 자유를, 독신들은 결혼을 꿈꾸게 하는 경쾌한 감동이 빛나는 작품이다. 8월27일까지. 02-501-7888
출처: 문화일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8052101032830028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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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표지 | 2008/07/29 11:58 | 일상 & 전공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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